[스타트업을 위한 회계 산책] 11. 현금흐름표와 주석에 숨겨진 알짜 정보

[사례 1]

나회맹 대표는 최근 뉴스 기사를 통하여 기존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기업 마켓컬리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았다. 뉴스 기사를 보면, 마켓컬리는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비용 절감 등 자구노력 중이라고 하였다. 이에 나대표는 전자공시 사이트에서 마켓컬리의 최근 재무상태표를 살펴 보았다. “음…현금및현금성자산은 전기말 1,436억원에서 당기말 1,818억원으로 오히려 382억원이 늘어났군. 매출액도 전기 1,558억원에서 당기 2,034억원으로 476억원 증가했는데?” 뉴스 기사를 보면 회사가 어려워서 난리라는데 재무제표만 보면 현금도 매출도 증가하고 있어서 나대표는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혼란스러웠다.

[사례 2]

2년 전 나회맹 대표는 자칭 주식의 신이라고 주장하는 친구 A로부터 특정 상장주식에 대한 투자 권유를 받았다. 친구 A는 전업 주식투자가로서 친구들 사이에서 나름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그래서 그 친구가 말하는 주식 종목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던 나대표는 친구 A가 권유한 주식에 여유자금을 ‘영끌’하여 투자하게 되었다.  

투자 이후 2년여가 지난 지금 나대표는 과거 영끌 투자했던 자기 자신을 자책하고 있다. 그 이유는 나대표가 주식을 매입한 특정 상장회사의 재무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 회사는 매출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었고 영업이익도 감소 추세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친구 A에게 책임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투자의 최종 책임은 전적으로 자기에게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 회사는 왜 재무성과가 안좋은 것일까? 내가 무엇을 놓친거지?”

사례
1을 보면 나대표가 혼란스러워하는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다. 뉴스 기사에서는 마켓컬리가 재정적인 곤란 상황에 처하였다고 나오지만 실제 최근 현금 보유액은 증가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은 현금흐름표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미 우리는 현금흐름표가 3가지 활동별[1] 현금흐름을 보여준다고 배웠다. 우선 현금흐름표에서 보여주는 3가지 현금흐름을 이해해보자. 기업의 활동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자금을 조달하여(재무활동) 그 자금으로 영업에 사용할 자산을 취득한 후(투자활동) 자산을 활용하여 매출 등 영업을 수행하여(영업활동) 현금을 창출하게 된다.

현금흐름의 3가지 색깔

현금흐름은 3가지 태생으로 구분가능하다. 첫째,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다.

영업활동이란 기업의 주요 수익창출활동, 상품과 용역의 구매와 판매활동 및 관리활동을 포함하며,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에 속하지 않는 기타의 활동을 말한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는 현금유입과 현금유출이 있는데, 영업활동 현금유입의 대표적 사례는 매출이 발생하여 현금이
유입되는 것이다. 영업활동 현금유출은 제품 제조를 위해 원재료를 구매하거나, 종업원 급여를 지급하는 활동 등으로 발생할 것이다.

둘째,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있다.

투자활동이란, 영업활동의 수단인 자산을 취득 또는 처분하는 활동 중에서, 장기성 자산 및 현금성 자산에 속하지 않는 기타 투자자산을 취득하거나 처분하는 활동을 말한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도 역시 현금유입과 현금유출이 있는데, 투자활동 현금유입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업무에 사용하는 유형자산(기계장치나 노트북, 영업용 차량 등)을 매각하거나, 정기예금이 만기가 되어 현금이 유입되는 것이 있다. 반면 투자활동 현금유출의 대표적 사례를 들자면, 업무에 사용할 목적으로 유형자산의 취득하거나, 여유자금을 정기예금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여 발생하는 현금유출이 있다.

셋째,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있다.

재무활동이란, 납입자본과 차입금의 크기 및 구성내용에 변동을 가져오는 활동을 말한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도 역시 현금유입과 현금유출이 있을 것인데, 재무활동 현금유입의 사례로는 유상증자로 인한 현금유입이 대표적이다. 또는 은행에서 차입한 경우 발생하는 현금유입이 있겠다. 반면 재무활동 현금유출이란, 차입금 만기 상환이나 주주 배당금 지급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현금흐름표는 기업의 현금흐름을 3가지로 분류하여 공시함으로써, 투자자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최근 현금흐름을 이해하고 미래의 현금창출능력도 추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사례에서 예를 들었던 마켓컬리(공식 회사명은 ㈜컬리)의 전자공시된 재무정보를 한번 살펴보자.

㈜컬리                                                                                                 [단위 : 억원]

(개별 재무제표 기준임)

위 표를 보면, 매출액은 전기 대비 4,756억원 증가하였으나 영업손실은 150억원이 감소하고 당기순손실은 1조 359억원 감소하였다. 그리고 현금은 382억원이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만 보면 현금이 전기말 대비 382억원 증가한 사유를 이해하기 힘들다. 이제 ㈜컬리의 현금흐름표를 한번 살펴보자.

㈜컬리                                                                                                 [단위 : 억원]

(전자공시된 현금흐름표를 약식으로 정리한 것임)

먼저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보면, 양년도 모두 1천억원을 초과하는 음수이다. 즉 마켓컬리는 2년 동안 영업활동에서 플러스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둘째,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역시 양년도 모두 음수이다. 현금흐름표에서 투자활동 부분을 좀더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공시되어 있다.

㈜컬리                                                                                                 [단위 : 억원]

양년도 모두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현금유입보다 커서 현금흐름은 음수를 보이고 있다. 마켓컬리의 현금흐름표를 보면, 투자활동 현금유출은 주로 종속기업 투자주식의 취득, 유무형자산의 취득, 단기금융상품의 취득 때문이다. 투자활동은 미래를 위한 투자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아서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현금유입보다 커서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음수인 것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보기는 힘들다.

셋째,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양년도 모두 2,200억원대로서 양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역은 다음과 같이 공시되어 있다

                                                                                                          [단위 : 억원]

양년도 모두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입이 현금유출보다 매우 커서 양의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마켓컬리의 현금흐름표에 나온 재무활동의 상세 내역을 살펴보면, 재무활동 현금유입은 주로 ‘22년도의 경우는 유상증자(2,501억원)이며 ‘21년도의 경우는 전환우선주의 발행(2.224억원) 및 장기차입금(230억원) 때문이다. 현금유출의 대부분은 양년도 모두 리스료의 지급 때문이었다. 즉, 마켓컬리는 21년도와 22년도 모두 현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유상증자와 우선주 발행을 단행했고, 이로 인하여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200억원대의 플러스 현금흐름을 보였다.  

종합하자면 마켓컬리는 영업활동에서 아직 음의 현금흐름을 보이며 투자활동에서도 여전히 현금유출이 현금유입보다 큰데 이러한 현금부족분을 보충하기 위하여 재무활동을 통하여 필요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비록 마켓컬리의 매출액은 최근 급신장[2]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순현금흐름이 플러스가 되는 사업구조가 아니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하여 마켓컬리 경영진들은 어떠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3가지 중 가장 중요한 현금흐름은 무엇일까?

현금흐름표에서는
3가지 활동으로 구분하여 현금흐름을 보여주는데 이 중 가장 중요한 현금흐름은 어떤 현금흐름일까? 바로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다. 투자활동이나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보다 중요시 되는 이유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기업의 주된 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기 때문이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양의 흐름을 보이는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안정적인 기업으로 볼 수 있다.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나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기업의 본래 사업이 순조로운 경우에도, 상황에 따라 음의 현금흐름을 보일 수도 있다. 만약 어떤 기업이 신제품 양산을 위하여 대규모 공장을 건립한다고 하면 공장 완공시까지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많을 것이므로 현금흐름은 당연히 음의 흐름일 것이지만 그러한 음의 현금흐름이 그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는 아닐 것이다. 만약 어떤 기업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성공할 경우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당연히 양의 현금흐름을 보일 것이지만, 그러한 양의 현금흐름이 본래의 사업이 호황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음은 제약업계에서 우량기업으로 인정되는 유한양행의 최근 현금흐름표와 손익계산서를 요약한 것이다. 이 표를 보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지속적으로 양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투자활동과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상황에 따라 음의 흐름도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의 투자활동과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음의 흐름을 보였으나 매출,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견고하다고 할 수 있다.

                                                                                                           [단위 : 억원]

결국 3가지 현금흐름 중에서 우리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양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지 그 양의 현금흐름은 추세가 어떤 모양인지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주석을 읽기 전에는 재무제표를 이해하지 못한다.

흔히 주석이라 하면 어려운 부분을 쉽게 풀어쓴 글을 의미한다. 재무제표에도 주석이 있고 이 주석은 재무제표를 구성하는 일부이다. 그래서 재무제표라고 하면, 재무상태표, 포괄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뿐만아니라 주석까지 포괄하고 있다. 네가지 표만 본다면 계정별 숫자만 나오므로 그 이면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서 주석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각 재무제표를 보면 주석 번호가 계정과목 옆에 기재되어 있으므로 그 주석 번호를 찾아 주석 내용을 읽으면 재무제표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재무제표 숫자를 이해하기 알쓸신잡[3] – 주석

마켓컬리(공식 명칭 ㈜컬리)의 2022년도말 재고자산은 재무상태표를 보면 61,153백만원(2021년말은 58,991백만원)으로 나온다. 이 61,153백만원이라는 숫자만 보고 재고자산의 내역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재고자산에 대한 주석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주석에서 재고자산 내용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나오고 있다.

                                                                                                                                           [단위 : 천원]

위 주석
내용을 보면 재고자산의 대부분은 상품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전기말과 당기말 모두 유사하며 그리고 일부 부자재라는 재고자산도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마켓컬리의 2022년도 재무상태표에는 단기차입금은 139억원, 장기차입금은 203억원이 있다고 나오는데 이 차입금에 대한 상세 내역도 역시 주석에 기재되어 있다. 2022년도 주석에서 차입금 관련 내용을 보면, 단기차입금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54억원이, KB국민은행으로부터 85억원을 차입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장기차입금은 전액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것이며 3가지 종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차입이자율, 최장만기일 등 추가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주석은 중요한 계정과목의 상세 내역을 알려주고 있어서 재무제표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재무제표 숫자와 관련 없지만 중요한 정보 – 주석

주석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재무제표에 드라난 숫자와 무관하지만 중요한 정보도 알려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정보이다.

l  회사가 피소되어 계류 중인 소송사건

l  회사가 보험에 가입한 자산 내역

l  회사가 타인으로부터 제공받은 담보 및 보증 내역

l  회사가 담보로 제공한 자산 내역과 제3자에게 제공한 지급보증 내역

l  금융기관과 맺고 있는 주요 약정사항

l  보고기간종료일[4] 이후 발생한 중요 사건

l  주요 주주현황

l  특수관계자의 범위 및 특수관계자와의 주요 거래

다음은 위와 같은 중요한 정보가 주석에 공시된 ㈜A제강의 실제 사례이다.

위 주석을 보면 ㈜A제강은 향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을 추정하여 충당부채[5]로 계상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얼마인지는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물론 원고가 총 7개사가 연대배상하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연대배상액이 1,362억원으로서 엄청나다.
가능성은 낮을 수 있으나 만약 ㈜A제강 등 총 7개사가 소송에서 최종 패소하게 된다면 ㈜A제강이 최종 부담할 금액은 생각보다 커질 수도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주석내용은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의 주의를 환기하고 있는 것이므로 놓쳐서는 안될 소중한 정보에 해당한다.

또 다른 주석공시 사례를 살펴보자. 다음은 보고기간종료일 이후 발생한 중요 사건이 주석에 공시된 ㈜A홀딩스의 2022년도 실제 사례이다.

㈜A홀딩스는 주요 관계기업투자주식인 (주)한송네오텍의 지분(장부금액 151억원)과 (주)휴먼엔의 지분(7.45억원)을 보유 중이나, 만약 위 두 회사의 주식이 코스닥시장에서 상장폐지 된다면 ㈜A홀딩스의 재무상태와 영업성과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공시하고 있는 것이다.
즉, 위 주석 내용은, 두 회사 주식의 상장폐지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으나, ㈜A홀딩스의 이해관계자들은 이 사항에 주의하여야 함을 일러주는 귀중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재무제표 숫자만으로 한 기업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우므로, (성경 구절[6]로 비유하자면) 우리는 주석에 묻고 주석에서 정보를 구해야 보석을 찾을 수 있다.

재무제표의 알쓸신잡, 현금흐름표와 주석

현금흐름표와 주석 내용은 특정 회사의 현금흐름과 재무 상황을 이해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귀중한 정보, 즉 알아두면 쓸모있는 신비한 잡학사전인 셈이다. 그러므로 특정 회사의 재무제표의 숫자를 분석하고자 할 때 그리고 재무제표의 숫자와 무관하더라도 기업 상황을 깊이 이해하고자 할 때, 우리는 현금흐름표와 주석 내용을 꼼꼼히 읽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