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word: #온라인 유통기업 #재고수불 #원가계산 #손익분석 #Backflush Accounting
임근석(공학박사, 공인회계사)
정확한 재고수불과 원가계산은 다품종 대량의 상품을 취급하는 유통업체의 원가 및 회계담당자에게 큰 고민거리이다. 특히 취급 상품의 매입가격이 높지 않은 소비 용품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경우 제품 및 상품 수불에 큰 노력이 들어간다. 원가 이론서에서는 이런 기업을 위해 소매재고법의 적용을 권고한다. 소매재고법에서는 상품별로 매입, 창고보관 및 판매출고를 정확히 기록하는 재고수불은 포기하고, 매입액을 판매액을 나눈 비율 즉 원가율로 기초재고와 기말재고를 평가한 후 매출원가를 구한다. 물론 기초와 기말의 재고실사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방법을 사용하려면 상품 조합 그리고 매입가와 판매가 비율 즉 원가율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또, 상품만 아니라 유통업체 내부에서 가공 혹은 재포장한 제품이 있다면 여기서 발생하는 가공비를 직접 부과 혹은 배부할 필요가 있어 소매재고법의 적용이 어렵다.
필자는 최근 수산물을 원물로 매입하여 가공, 냉동 혹은 재포장 처리하여 제품으로 판매하거나 별다른 가공없이 상품 상태로 온라인으로 유통하는 기업을 위해 매입, 생산 및 창고 재고수불 프로세스, 원가계산 및 손익분석을 컨설팅 하였다. 아래에서는 컨설팅 내용을 응용하여 접근법을 정리하였다.
해당 업체는 생산 및 재고이동 수불 기능과 재무기능을 포함한 국산 ERP를 도입하였으나 아직 바코드, 생산관리 및 창고시스템 등의 현장 시스템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1)프로세스를 먼저 정립: 월중 수불, 월말 수불마감, 원가계산 및 분석
재고수불, 원가계산 및 손익분석을 위한 운영 조직, 프로세스 및 시스템에 대해 먼저 점검해 보는 게 좋다. 많은 온라인 유통업체가 관련 인력도 없고, 인력을 데려와도 일을 시킬 방법도 명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프로세스 개선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ERP가 개선할 프로세스를 얼마나 수용 가능한가를 평가한다. 재고 수불을 위해 ERP를 사용하고 있지 않거나, 현재의 ERP시스템에서 변화된 프로세스를 수용할 수 없다면 저렴한 사용료로서 이런 기능을 제공하는 국산 ERP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스 개선은 회사의 관련 부서 인력이 참여하는 Task Force를 구성하여, 월중 수불 및 월 마감 프로세스부터 순차적으로 또 관련 인력이 모두 참여하는 가운데 즉, 애자일(Agile) 방식으로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
2)기준정보의 등록
먼저 ERP에 품목, 생산공장 및 창고 등의 기준정보를 등록한다. 월중 거래기록을 위해 준비 작업에 해당한다. 특히 품목 기준정보는 원재료, 상품 및 제품의 구분 뿐만 아니라 제품 규격 등을 코드와 품목명으로 간결하게 표현하여 거래, 수불 및 원가계산의 단위로 사용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창고를 정의할 때 회사 및 외부 창고는 당연히 포함해야 하지만, 소비자에게 배송중인 재고를 별도 관리하는 가상의 창고가 필요한지 검토한다. 가상의 창고를 분리하면 배송종인 재고를 구분 관리하여 창고보유 실물재고와 장부상의 재고를 일치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월중 재고수불의 기록
3.1)매입 및 창고이동 기록
품목 기준정보 구분에 따라 매일 매입 및 창고이동을 기록하고 마감한다. 배송중인 가상의 창고로 제품 혹은 상품 품목을 이동시킬 때 Backflush Accounting방식을 응용할 수 있다. Backflush Accounting은 Just In Time(JIT)에서 사용한 방법으로 다양한 부품 출고를 건마다 기록하지 않고, 생산이 완료될 때 물류흐름과는 역으로 BOM(Bill of Material)에 의해 부품 출고 전표를 발행하여 부품 수불을 완성하는 방법이다. 온라인 유통업체 또한 다양한 품목들의 정확한 출고기록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해당일의 송장정보를 바탕으로 전체 출고 품목의 이동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Backflush Accounting을 응용할 수 있다.
3.2)생산입고 및 원재료 소모의 기록
생산공정을 거친 창고 입고 제품수량과 원재료 불출 소모량을 기록하여 생산수불을 관리한다. 생산하는 제품 품목과 매칭이 되는 실제 재고량을 기록하는 게 핵심이다. 제품별 표준 소모량을 관리한 후 소모 차이를 실제 원재료에 배부하는 방식으로 실제 소모량을 산출할 수도 있다. 생산관리 시스템이 없는 경우 Excel로 생산일보를 기록하고 정확성을 점검 후 ERP에 일괄 Upload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backflush accounting을 응용 적용할 수 있다. 세분화된 규격 단위로 생산 제품을 하나하나 추적하고 확인하여 생산입고를 처리하고 소모 원재료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온라인으로 집계되는 일 매출 송장정보를 이용하여 생산수량을 확정하고, 표준 소모 정보를 이용하여 원재료 불출을 입력할 수 있다. 수산물 가공 유통의 경우 표준소모와 실제소모의 차이 즉 수율차이 관리가 중요하다.
3.3)판매출고의 기록과 품목의 정확성 확보
자사 온라인 유통채널 뿐만 아니라 온라인 오픈마켓 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유통업체는 다수 판매채널에서 이루어지는 주문과 판매를 집계하여 ERP에 기록해야 한다. 판매 기록은 내부 재고 수불기록상의 품목과 정합성을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판매 품목과 내부 수불품목의 불일치가 월 재고수불 마감 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슈이다. 판매 입력은 주문정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내부 재고수불은 자체 품목 분류와 실물을 흐름을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일치가 많이 발생한다.
4)월 수불마감과 원가계산
4.1)월 재고수불마감
월 재고수불 마감은 실물재고와 장부상의 재고차이를 조정하기 위해 수행한다. 특히 Backflush accounting을 적용할 경우 실물재고와 장부상의 재고가 발생하는 것은 흔한 일이기 때문에 월 재고마감을 통해 차이를 조정해 줄 필요가 있다.
실사차이 조정을 하기전에 가상의 창고의 재고를 Review하여 마감한다. 가상의 창고의 수량은 송장을 발행하여 고객에게 운송중인 재고를 표시하기 때문에 판매마감 시점에서는 각 품목의 재고수량이 ‘0’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반품, 수불 불일치 등으로 ‘0’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생원인을 분석하여 월말에 처리해 줄 필요가 있다. 반품으로 인한 경우 실물창고로 이동시키고, 품목 오류로 인해 동일 수량의 +/-재고가 유사 재고품목 사이에 나타나는 경우는 재고간 품목대체를 한다.
가상 창고를 마감한 후에는 실사재고와 장부재고의 차이를 조정한다. 차이가 크게 발생한 품목에 대해서는 원인을 추적하여 거래기록의 오류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 적은 차이에 대해서는 오차로 간주하고 실사조정으로 가감 처리하여 최종 장부상의 재고가 실사수량으로 기록되도록 한다.
4.2)월 제품원가 계산
월 결산보고를 위해서 월별 제품원가를 계산한다. 먼저, 생산입고 및 소모 ERP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재료비를 계산할 준비를 한다. 원재료비는 생산 품목별 원재료 투입총량에 단가를 곱해 산출한다. 투입 원재료 단가를 계산하기 위해서 품목별 월초 재고와 당월 매입 수불로부터 단가를 산출해야 한다. 보통 총평균법을 적용하여 계산한다. 만약 반제품이 있을 경우 제품 원가계산 전에 반제품 원가계산을 먼저 수행한다. 먼저 계산된 반제품 투입 수량에 반제품 투입 단가를 적용하여 해당 제품의 원재료 원가를 계산한다.
가공원가는 생산 품목별로 인건비, 제조경비를 직접 부과하거나 배부하여 산출한다. 특정 제품을 위한 외주비와 같이 생산품목으로 직접 부과가 가능한 경우 해당 비용을 직접 부과하나, 그 외의 경우는 합리적인 배부기준을 만들어 배부한다. 보통 생산 투입시간, 포장재 종류, 생산량, 원재료비 등을 배부기준으로 활용한다.
원재비와 가공비를 합산하여 제품별 총원가를 산출한다. 제품별 원가는 재고자산평가, 매출원가 계산 및 제품별 손익분석을 위해 활용된다.
5)월 제품 및 채널 손익분석
품목별 재고수불과 제품원가 계산이 완료되면 손익분석을 할 기초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품목의 최하위 분류단위에서 재고수불과 원가계산을 하고, 판매비와 관리비도 배부하였다면 품목, 채널 및 고객 거래처 등 어떤 차원으로도 손익분석이 가능하다.
판매가 이루어진 품목에 대해 기초재고액, 당기 상품 매입액 및 제품 생산입고액, 기타 불량처리액 등을 가감하여 총평균 단가를 계산하여 품목별 매출수량에 곱하여 매출원가를 계산할 수 있다. 물론 품목별 수불이 정확하다면, 품목별 기초재고, 매입 및 생산입고의 합계에서 생산불출, 판매출고 및 기타 불량처리액과 기말재고 평가액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매출원가를 계산할 수도 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사업 부서별/채널별 직접비와 간접비로 구분하여 원가를 집계한다. 예를 들어 일부 판매 촉진비가 특정의 판매채널에서만 발생했다면, 해당 비용을 구분하여 동 판매채널에서 판매된 품목에 대해서만 배부해야 한다. 또, 특정 사업부에만 해당하는 비용은 해당 사업부로 집계하여 사업부가 관장하는 품목에 배부해야 한다. 판매비 및 관리비의 배부는 집계된 원가를 유발하는 요소(Cost Driver) 즉 매출액, 판매수량, 판매 수수료율 등을 배부기준으로 설정하여 배부를 수행한다.
손익분석은 사업부서, 판매 채널별 혹은 거래처 순으로 진행한다. 매출원가는 판매 상품 및 제품의 수량에 총평균단가를 곱하여 계산한 후 분류만 달리하면 분석대상에 상관없이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판매비 및 관리비 배부는 분석 대상에 따라 직접비와 간접비가 달라지므로, 사업부서와 판매채널 등 분석대상별로 집계 및 배부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사업부, 채널 및 거래처 단위의 손익분석은 궁극적으로 수익성 개선이라는 공통의 목적 하에 수행한다. 사업부 손익분석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사업부가 관장하는 가격정책을 포함한 마케팅 정책, 원가관리 및 고객관계를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개선하는 목적으로 수행하여 가장 종합적인 분석 시각이 필요하다. 사업부 손익분석과 채널 손익분석을 병행하면 사업부 손익의 변동의 원인을 차원을 달리하여 살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 유통 채널별 및 거래처별 손익분석은 제품 가격정책, 채널별 판매할인, 거래조건 결정을 위한 기초정보로 활용하기 위한 고유의 목적도 있다. 채널 및 거래처별 거래조건 및 가격 차별화 설정, 프로모션 차별화 정책 수립 등 전략적 의사결정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침.